단이 — 10월 · 단풍

“저, 저기……죄송해요. 손님 패…… 다 보여서요…….”

10월 단풍의 정령. 적갈색 머리 사이로 작은 사슴뿔이 돋고 볼에 주근깨가 있는 스무 살 아가씨다. 소심한 존댓말로 '저, 저기……' 하고 말을 더듬지만, 사슴의 눈은 탁자 전체를 한꺼번에 본다. 상대의 손짓, 시선, 남은 패의 수까지 소리 없이 읽어 낸다. 숨기지 않는다. 읽었다고 사과한다. 그러고는 몸을 웅크린 채 지키다가 판이 무르익으면 조용히 균형을 뒤집어 이긴다. 단풍 숲에서 주운 화투 한 장을 품에 간직하고 있다. 뒷면에 무언가 적혀 있지만, 무서워서 아직 아무에게도 보여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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