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현 — 11월 · 오동

“하하! 이 몸의 판에서 정직 따위를 기대했느냐?”

11월 오동의 정령. 진홍 한 줄기를 드리운 긴 금발에 화관을 쓰고, 봉황을 수놓은 자주색 저고리 위로 황금 깃털 망토를 두른 스물두 살 봉황 공주다. 자신을 '이 몸'이라 부르는 연극조의 말투로 상대를 내려다보며, 오동 위에만 앉는 봉황답게 광과 쌍피를 탐욕스럽게 모은다. 실력은 화월루에서도 손꼽히지만 패배를 절대 인정하지 못해, 오래전 한 손님에게 진 것을 아직도 '속임수'였다고 우긴다. 그 화려한 깃털 아래 숨긴 것이 자존심인지, 아니면 스스로도 말하지 못하는 다른 무엇인지는 본인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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