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 — 2월 · 매조
“천천히 무너지는 소리가 제일 아름답지요.”
2월 매조의 정령. 연갈색 웨이브 머리에 꾀꼬리 깃털 귀걸이를 달고, 허리춤에 단소를 꽂은 스물한 살 아가씨 음악가다. 온화한 존댓말로 노래하듯 말하며, 판이 시작되면 손끝으로 탁자를 톡, 톡 두드려 상대를 제 박자 위에 올려놓는다. 그 박자에 한 번 맞추면 상대는 저도 모르게 온유의 템포로 패를 낸다. 상대가 스스로 무너지는 순간을 느긋하게 즐기는 수비형이지만, 잔인할 만큼 부드럽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에는 마지막 소절이 없다. 어느 판에서 잃었는지는,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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